보도자료

HOME KEPRI홍보 보도자료
['20/7/15,이산화탄소 잡아 연료 만드는 '연금술']2020-07-24 08:03:21


전력연구원,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바꾸는 테스트베드 설비 운영

2020071402941_0.jpg


□ 지난 14일 대전 유성구 전력연구원 내 70㎡ 규모 부지에 들어선 5kW급 이산화탄소 메탄화 시설. 제어실을 지나 시설 내부로 들어가니 수많은 배관과 밸브가 연결된 기구들이 질서 있게 들어서 있었다. 특히 3.5m 높이의 은색 기구가 눈에 띄었는데, 이 시설이 바로 이산화탄소 메탄화 설비의 심장 격인 메탄 반응기였다. 이 반응기에 이산화탄소(CO₂)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 수소(4H₂)를 공급하면 전력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미생물 2종이 메탄(CH₄)과 물(2H₂O)을 생산해 낸다.

□ 65℃ 고온, 고압 환경에서 이산화탄소를 먹은 미생물이 메탄을 생산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00초. 오염 물질이 자원으로 바뀌는 일종의 ‘연금술’이다. 메탄 또한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이지만, 발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 전력연구원과 테크로스워터앤에너지(옛 LG히타치워터솔루션)가 협력해 만든 이 설비는 아직 연구 단계에 있지만 2025년 실증 연구가 모두 마무리되면 이르면 5년 후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연구에 참여한 테크로스워터앤에너지가 향후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로터스엔지니어링도 기술을 이전받았다.

□ 전력연구원은 화력발전소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생활하수처리시설 인근에 이산화탄소 메탄화 시설을 설치하면 오염 물질 배출을 크게 감축하는 동시에 메탄 자원을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주지선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에서 메탄은 LNG 형태로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메탄을 생산할 경우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 LNG 인프라도 이미 구축돼 있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라고 말했다. 다만 주 책임 연구원은 "탄소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탄소자원화 기술의 경제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 각국 정부가 기후 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가운데 탄소를 메탄과 같은 바이오연료 혹은 화학제품, 광물 등 자원화하는 기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 탄소자원화는 국제 사회의 공동 목표인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직접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폐기물이나 처리 대상으로 여겨지던 이산화탄소를 경제적 가치를 가진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탄소자원화 기술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전 포집하고 수송해 바닷속에 저장하는 ‘탄소포집저장(CCS)’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 이미 미국, 독일 등 주요국뿐 아니라 중국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탄소자원화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채택한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부가이익 창출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00개 이상의 탄소자원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오일회수증진(EOR)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까지 왔다. 카본엔지니어링은 대기에서 뽑아낸 이산화탄소로 가솔린과 같은 합성 연료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 유럽에서는 독일이 탄소자원화 분야에서 한발 앞서있다. 탈원전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재생에너지와 함께 탈탄소화 기술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독일 화학회사 바스프, 바이엘과 철강회사 티센크룹 등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메탄올, 폴리머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큰 중국 역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탄소자원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주력 산업 상당수가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데다 다량의 자원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자원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