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한전)는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기존의 태양광 패널이 건물 옥상 등에 설치되는 형태였다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리창이나 외벽으로 활용이 가능해 건물 밀집이 많은 도시에서도 유용한 친환경 발전 수단으로,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최근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기반인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Building Intergrated PhotoVoltaic, BIPV)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2020년까지 1단계 연구·개발을 통해 BIPV용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설계·공정·소재 관련 원천 기술 및 상용화를 위한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한전은 이를 기반으로 작년부턴 ‘200W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시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엔 여러 장점이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소재의 조성 변형을 통해 에너지 흡수대를 바꾸어 원하는 파장대의 빛만 흡수하거나 투과시켜 광학 특성의 조절이 가능하고, 수백 나노미터 두께에서도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광전변환효율(PCE)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실리콘보다 원자재 의존도가 낮고,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건물 유리에 적용 가능한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도심 내 건물에 설치 가능하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한전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해 먼저 ‘무항용매(Anti-solvent free)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그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 땐 항용매(Anti-solvent)를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 박막 결정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제조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한전은 이 기술을 이용해 대면적 1㎠ 이상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21.29%의 효율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무항용매 공정으로 제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 현재까지 가장 높은 효율이고,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또 한전은 이 기술을 이용해 모듈 사이즈(10x10㎠ 이상)의 광활성층 제조 시에도 균일하고 높은 결정성을 가지는 것도 확인했다. 이외에도 효율 반투명 태양전지 소자에 대한 국제표준 ‘IEC 61646’의 주요 시험 항목의 안정성 테스트도 마쳤다. 테스트 결과, ‘내습·내열성 시험’과 ‘빛 안정성 시험’에서 초기 성능 대비 1000시간 이후에도 95% 이상 성능을 유지하는 결과를 확보했다. 이는 그동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수분, 산소 및 빛에 대한 안정성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전은 확보한 제조 공정 기술과 고효율·고내구성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원천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유리 창호형 대면적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제작 시스템 설계를 완료하여 올해 안에 모듈 제조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BIPV 기술은 오는 2025년까지 1.69㎡ 크기 200W급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패널 상용화를 위한 양산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올해 안에 모듈 제조 시스템을 한전 전력연구원 내에 구축한다. 내년에는 효율 18% 이상을 가지는 대면적 반투명 태양전지 모듈 기술개발을 완료해 200W급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패널 시제품 생산공정 설비 운영을 통한 양산 및 운영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2025년엔 기개발된 패널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시제품 현장 평가를 위해 ‘20kW급 규모 이상의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발전시스템’을 구축하여 실증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