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HOME KEPRI홍보 보도자료
[2020-08-10, 이남호선임, "디지털변전소" 시험기술 개발과 해외기술이전까지]2020-08-12 17:32:27


-세계 최초 시험시스템 개발로 국내 "디지털 변전소" 안정화에 기여-
-대만, 콜롬비아 등 해외 수출에 선진국 美에 기술이전 계약 성사도-


Cap 2020-08-11 15-05-36-074.jpg





□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의 이남호 선임연구원.
"후발주자로 시행착오 많았지만, 젊은 열기와 오기로 버티며 "IEC 61850 클라이언트 적합성 시험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 일상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가정에 전달되기까지 많은 손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은 크게 발전소에서 발생한 전력을 변전소까지 수송하는 '송전'과, 전력을 송·배전하기에 적당한 전압으로 승강하는 '변전', 변전소에서 수용가까지의 전력을 공급하는 '배전' 등으로 나뉜다. 그 가운데 최근 들어 안정적인 전력의 수급을 위한 '디지털 변전소'가 주목받고 있다.

□ 디지털 변전소는 구리 선에 의해 전기신호를 전송하던 방식의 기존 변전소와 달리, 전기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대체하고 신호 전송의 과정도 사람이 아닌 컴퓨터에 의해 이뤄지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 변전소는 발전소에서 민간 수용가까지 전력을 전송하기 위해 중간 가교역할을 하는 곳으로, 수십 개의 운영 장치들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7월 부산 주촌·미음 등에서 처음 디지털 변전소가 가동됐다.

□ 이 같은 디지털 변전소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디지털 변전소는 디지털 신호를 전송하는 데 있어 국제표준인 IEC 61850을 따르는 '지능형 전자장치'를 통해 운영된다. 이에 따라 해당 표준에 맞춰 디지털 신호를 전송하고 있는지 필수적으로 검증하는 시험 장치가 필요한데, 국제표준인 IEC 61850이 처음 제정됐던 2005년 당시만 해도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이미 시험 장치가 상품화됐던 반면, 국내에는 개발이 전무한 탓에 고비용을 감당해야만 했다.

□ <메트로경제> 는 실제 국내에 디지털 변전소가 들어서기까지, 시험 장치의 개발 등을 통해 기여해 온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의 이남호 선임연구원을 만나봤다.
 
□ 이남호 연구원은 'IEC 61850 클라이언트 적합성 시험시스템'을 처음 국산화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전문가다. 그가 소속된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앞서 국내 20여 개 중전기회사와 함께, 디지털 변전소 국산화 관련 연구과제를 6년간 수행한 바 있다.

□ 이남호 연구원은 "처음 2~3년 동안 전혀 지식과 경험이 없어,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상용화가 된 제품은 가격도 고가인 데다, 막상 필요한 기술은 노하우로 여겨져 외국 기술자들이 전수를 안 해줬다"며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후발주자로서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시간이 많이 결렸지만, 외국산 제품도 분해해보고 시험 툴도 하나하나 역추적해 조금씩 기술을 축적해 어느 순간부터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 이어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자, 필요성은 있었지만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운영시스템 전용 IEC 61850 시험 툴을 국산화해보자는 목표를 갖게 됐다"며 "연구개발의 성과물을 검증하기 위해 고창에 있는 전력시험센터에서 디지털 변전 시스템 실증을 위한 시스템 구축작업을 진행할 때, 참여 기업 관계자 10여 명과 함께 여름에서 겨울까지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매일 실패와 싸워가며 젊은 열기와 오기로 버텼다. 그 때 흘렸던 땀이 지금의 결실을 보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 지난 6월 24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이남호 선임연구원이 IEC 61850 클라이언트 적합성 시험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고 있다.

□ 물론 이 같은 연구개발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연구원은 2001년 2월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의 위촉연구원으로 처음 전력업계에 발을 내디딘 이후 현재까지 20년 가량의 기간 동안 전력 기술에 대해 연구해왔다.

□ 2004년 LS산전 전력연구소의 주임연구원을 거쳐, 2006년부터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그는 변전 분야 중 디지털 변전소 연구과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현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 분석 및 해결을 위한 기술지원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 이남호 연구원은 "비록 계약직이었지만 전력연구원의 위촉연구원으로 3년간 첫 직장생활을 했고, 이후 LS산전으로 이직해 전력계통 시뮬레이션 및 전력용 프로그램 개발 R&D 과제를 수행했다"며 "당시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었지만 제조사 입장의 제품개발보다는 전력 분야의 기술에 대한 비전과 학창 시절의 꿈을 이루고자 전력연구원에 입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이어 "IEC 61850 클라이언트 적합성 시험시스템의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 대만, 콜롬비아 등 해외 수출까지 이어져 한전과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릴 수 있었다. 또, 4년간의 협상 끝에 한전 최초로 선진국인 미국 시험 전문기업 퀄리티로직(Qualitylogic)으로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됐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며 "미국과 유럽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하는 과정에서 항상 선망의 대상이었던 국가와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교육을 할 때, 지난 수년간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 아울러 그는 현재 공학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향후 학창 시절에 항상 꿈꿔왔던 교직 분야 실현에 대한 열정도 드러냈다.

□ 이 연구원은 "누군가에게 제가 가진 지식을 전하고 필요한 곳에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사랑과 감사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출장 중 아직도 많은 나라가 전력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은 우리나라와 똑같은 것을 봤다"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부족하지만, 본인이 갖고 있는 기술과 경험을 통해 그 나라의 필요한 사람을 배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