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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CIRED에서 만난 배전기술의 미래(7)]2019-08-12 14:07:03


배전분야의 ‘미래 같은 현재’를 만나다
 에너지전환과 DSO 사업환경

전기신문 게재(http://www.electimes.com/article.asp?aid=1564969403184004002)


□ 지난 6월 3일부터 6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CIRED(국제배전망협의회)는 CIGRE(국제송전망협의회)와 더불어 전력산업분야의 양대 학회 중의 하나이다. 이번 CIRED에는 총 논문 913편, 141개사의 관련제품 전시, 1,529명의 전문가가 참석하여 역대 최고의 성황을 이루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한전 전력연구원, LS산전, 충남대학교 등 배전분야 관련 다양한 연구기관, 기업, 대학 등이 참석하여 활발한 기술 교류와 29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 에너지전환과 DSO 사업환경 (세션 6)
 “에너지전환 성공의 핵심은 계통유연성(Flexibility)의 확보에 있다.”
□ 에너지전환 논쟁 중 주요한 축은 재생에너지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라는 한계를 딛고 기존의 전통적인 발전원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이다. 특히 최근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는 2040년에 우리나라 송/배전계통이 수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원 비중 목표치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 전력계통을 전공한 연구자로서 현재 국내의 계통운영기술과 전원구성, 시장제도로는 높은 수준의 재생에너지원 비중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자들이 재생에너지원이 계통에 유발하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계통유연성(Flexibility) 게통유연성(Flexibility)이란 수요와 재생에너지 출력의 변동에 따라 여러 시간 단위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계통운영자의 제어능력을 말하며, 출력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발전원이나 수요자원, 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부터 계통유연성을 공급받을 수 있다.  
 기술을 불철주야 연구하고 있고 아직 20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고 있는 국가계획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중에 CIRED 2019에 참석하기 위한 출장길에 올랐다.


[계통 유연성 기반 비즈니스 모델]
□ CIRED 2019의 분과 중 하나인 “에너지전환과 DSO 사업환경”에서는 배전계통운영자(DSO)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메인세션이 진행되었고, 그 중 상당수가 계통유연성과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시장설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지방의 배전회사인 SP Energy Network 소속의 Julian Wayne은 저탄소사회의 구현을 위해서는 현재의 배전회사가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배전계통운영자가 되어야한다는 미래 비전을 발표하였다. 정부 정책에 따라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전원들을이 급증함에 따라 계통에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를 비용-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단위의 배전계통에서부터 실시간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위의 송전계통운영자와의 협조체계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 네덜란드의 배전회사인 ENEXIS 소속 Daphne Geelen은 현재 컨소시엄을 통해 수행중인 EU 지원의 INTERFLEX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를 “Influencing electrical vehicle charging with local congestion flexibility market signals”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이 발표에서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의 유휴 저장에너지를 통한 계통유연성(배전선로 혼잡해소용) 서비스를 배전계통운영자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중개사업자 사업 모델을 제안하였다. 
○ 핀란드의 Fortum이라는 배터리 기반의 계통유연성 서비스 사업자의 발표도 인상적이었다. 이 회사는 배전회사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설치하는 방향은 경제성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자신이 배터리를 투자 및 소유하고 이를 통해 송전계통운영자와 배전계통운영자 양측에 계통유연성을 제공해 써드파티로서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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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유연성 서비스를 위한 배터리 시스템, 핀란드 Fortum사] 

○ EU 지원으로 진행중인 GOPACS(Grid Operator Platform in the Netherlands for Market-based Congestion Solutions) 프로젝트의 내용도 흥미로웠다. GOPACS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배전계통운영자와 송전계통운영자가 협력하여 진행하는 실증 프로젝트인데, 각 운영자의 계통유연성 운용으로 인한 상호영향을 관리하고 시장참여자들의 자유로운 시장접근을 위한 송배전 협력운영시스템 및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이다. 특히, 발표자는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계통운영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상호신뢰형성 및 역할분장 논의에 대한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하였다.


[배전회사의 계통 유연성 서비스]
□ “에너지전환과 DSO 사업환경” 분과에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도 계통유연성과 이를 거래하기 위한 지역 배전시장은 역시나 화두였다. 특히 주최 측에서는 라운드테이블 세션에서의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서 계통유연성에 대해 세부적으로 논의할 주제를 사전에 제시하였다: 1. 배전회사는 계통유연성을 계통계획 및 운영계획 단계에서 어떻게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2. 계통유연성 서비스가 원활히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이 극복되어야 하는가?; 3. 개별 소비자 수준에서 계통운영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계통유연성은 무엇인가?; 4. 계통유연성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제공자-계통운영자 간 쌍무계약 형태의 시장과 경매시장 형태의 시장 중 어느 것이 적절할 것인지?; 5. 배전 수준의 계통유연성 서비스 활용이 상위 계통의 시장에 영향을 주진 않을지?; 6. 계통유연성 서비스나 관련 시장의 표준화가 필요한지? 등의 질문이 제시되었지만, 어려운 주제니만큼 라운드테이블 시간에 명확한 결론이 나진 않았다. 하지만 이는 향후 우리나라의 관련분야 R&D 방향성을 수립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사점]
□ 금번 CIRED의 “에너지전환과 DSO 사업환경” 분과를 참관하면서, 유럽은 이미 에너지전환을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진전하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한 계통유연성 요소기술 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나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시장제도 개선, 규제 개선방향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의해서 총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전력산업이 진일보할 수 있는 생산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