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HOME KEPRI홍보 보도자료
[2021-12-18] 한전의 ‘야심작’ 해상풍력 설치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아시아투데이)2021-12-22 13:05:30


16일 대전 한국전력연구소 탐방
해상풍력, 기존 공법으로는 한달, 석션버켓으로는 하루
소음과 진동 없어 생태계에도 무해
패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CCUS 기술 등도 계속 연구개발중


“오전 10시에 출항해서 오후 5시에 구조물을 설치 완료했습니다. 기존 설치 방식대로라면 한달이 걸렸는데, 이제는 하루면 설치가 가능합니다.”

지난 16일 방문한 대전광역시 유성구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관계자가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한전이 자체 개발한 ‘일괄설치 기술’은 항구에서 발전기 하부기초와 상부 터빈을 모두 조립한 뒤 발전기 전체 구조물을 와이어로 들어 올려 바다로 운송해 설치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한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특수 선박인 해상풍력 일괄설치시스템(MMB)이 활용된다.


한전은 MMB 기술에 기존의 ‘석션 버킷’ 공법을 활용해 설치 기간을 단축시켰다. 석션 버킷 공법은 내외부 수압차만을 이용한 신개념 공법으로 대형 강관(버킷) 위에 설치된 펌프로 해저 면의 물을 배출해 파일 내외부의 수압 차를 인위적으로 발생시켜 이 힘으로 하부 기초를 설치하는 기술이다. 말뚝을 박는 기존 공법과 달리, 수압 차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의 거의 없어 해양 생태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대형 장비 사용을 최소화해 시공비를 30% 이상 줄이고, 설치 시간도 30분의 1로 단축된다.


일반적으로 해상풍력 조립은 바다에서 이뤄져 악천후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설치 기간이 한달에서 많게는 100일 정도까지 걸린다. 하지만 발전기를 항구에서 미리 조립을 한 뒤 MMB를 통해 바다까지 이동 시킬 경우 기상 악화 등 외부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 구조물 전체 무게는 1200톤(t). 무게가 있는 만큼 구조물을 드는 와이어 하나만 틀어져도 전복될 위험도 크다. 그래서 하부 중심을 잡아주는 석션 버킷 공법이 매우 중요하다.


유무성 한전 전력연구원 부장은 “이 기술로 올해 7월 9일 군산항에서 현장 실증이 진행됐다”며 “지금은 포지셔닝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현재 군산항에는 4.2㎿ 급 풍력발전기 2기가 설치돼 있다. 이 중 1기는 일괄 설치 방법으로 설치가 진행됐다. 5년 동안 연구한 결과물이다. 한전은 8㎿급 풍력발전기까지 해당 공법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유 부장은 “10㎿급은 MMB 크기가 더 커져야 한다”며 “유압방식 등 추가 방법을 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15㎿급부터는 2대로 움직일 예정이다.


이 공법은 대규모 비용이 드는 만큼 사전 테스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터빈 1대에 100억원, MMB 비용까지 합하면 총 250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1000톤이 넘는 무게를 버텨야 하는 만큼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도 필수적이다. 유 부장은 “MMB에 안전장치를 설치했고, 모니터링을 통해 와이어 각도, 변화하는 힘 등 모든 부분을 미세하게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MB 선장도 6개월 이상 같이 테스트에 참여하고 교육을 받아 공법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상풍력 단지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대규모 단지를 조성 중이다. 실제로 유럽은 매년 약 500㎿급의 해상풍력 단지가 개발되고 있고, 2조원이 넘는 이익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국내도 해상풍력 인프라만 조성된다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날 한전은 자체 연구·개발하는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선보였다.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와는 다르게 ‘페로브스카이트’는 전지를 더 투명하게 제작하고, 효율화는 2배 가까이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리창호형으로 제작돼 건물 유리창에 부착하면 창문에 조사된 빛에 의해 생산된 전력으로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30층 빌딩 설치 기준 하루 전기 생산량은 400㎾h,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0톤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제작 비용도 기존 실리콘 전지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실리콘 전지의 수명은 20~25년이다. 한전은 2025년까지 15㎝×15㎝의 단위모듈로 이뤄진 130㎝×130㎝의 대형 패널 시제품을 개발한 뒤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고효율·저가로 만드는 것이 최대 목표다.

이와 함께 한전은 하이브리드 수전해 시스템에서 촉매제로 쓰이는 이리듐 비용 절감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백금계 원소인 이리듐은 촉매제에 쓰이는 주요 물질로 가격이 비싸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리듐쪽 가격을 25%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실험실에서는 기존의 습식 기술뿐 아니라 건식 공법을 선보였다. 현재는 화동에서는 건식, 보령에서는 습식 방식으로 총 두 곳에서 CCUS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 한전 연구진은 CCUS가 상용화된다면 이후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식·음료용으로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